최근 로잔 세대 간 대화(LGC23)에서 모임의 중점이었던 하나님의 선교적 목적이 모든 세대, 특히 세대 간 리더십을 통해 역사하신다는 사실은 나에게 빠르게 와닿았고, 이를 통해 나는 마음이 새로와지고 도전과 함께 깊은 격려를 받았다. 선교에 대한 우리의 접근 방식은 나 자신을 포함하여 여러 다른 세대가 어떤 것을 제공할 수 있는지 이해할 때 더욱 풍성해진다. 하지만 처음 LGC23에 도착했을 때 나에게는 그런 확신이 없었다.
2023년 5월 31일부터 6월 3일까지 캘리포니아 라미라다(La Mirada)에 위치한 바이올라(Biola) 대학교에서 5세대(18~81세)를 대표하는 41개국 100여 명의 리더들이 LGC23을 위해 모였다. 로잔 4의 여정을 구성하는 글로벌 공청회, 포커스 그룹, 지역 모임과 함께 LGC23은 2024 서울 로잔대회와 그 이후를 준비하기 위한 적극적인 경청을 알리는 데 도움이 되었다.
나는 LGC23에 참가자로 왔지만, 처음에는 기여할 만한 것이 별로 없다고 생각했다. 나는 서른 살도 안 된 젊은 나이이고, 국제적으로 주목받을 만큼 큰 사역을 하고 있지도 않다. 수십 년의 경력을 쌓은 바도 없으며, 선교학 박사 학위를 받은 것도 아니다. 내가 솔직하게 나눌 수 있는 경험, 지혜, 조언이 있다면 어떤 것들이 있었을까?
상호 격려를 위한 비결
예수님께서 5,000명을 먹이신 이야기를 담고 있는 복음서에서, 한 소년은 자신이 가진 빵 다섯 개와 작은 물고기 두 마리를 드렸다. 사람의 눈에는 별것이 아닐 수 있지만, 아이가 가져온 것을 한없이 불어나게 하고 그 생명의 떡으로 수천 명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데 예수님의 능력은 부족함이 없었다. 이 어린 소년이 보여준 순종의 발걸음은 그보다 나이가 많고 지혜로운 사람들로 하여금 예배를 드리도록 이끌었다.
세계 교회를 섬기도록 우리를 부르실 때 예수님께서는 화려한 이력서를 요구하지 않으신다. 그분께서 원하시는 것은 겸손하게 우리가 가진 것을 가져오고 다른 사람들과 나누는 것이다. 이것이 서로를 격려할 수 있는 비결이다.
이러한 자세는 LGC23이 진행되는 내내 공식적인 토론과 참여의 시간 혹은 점심시간이나 행사장을 오가며 세대 간 친밀감을 쌓는 중에도 반복적으로 강조되었다. 젊은 지도자인 나에게 선배 지도자들의 풍부한 지혜와 경험, 격려의 말을 들을 수 있었던 이번 시간은 매우 귀중했다.
마찬가지로, 나의 젊고 신선한 관점, 열정, 배움에 대해 열려있는 자세 또한 서로에게 격려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내가 만난 나이가 지긋한 한 지도자는 ‘나이와 문화를 초월한 다양성 속에서 진정한 하나됨을 이루고 보여줄 수 있으며,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가 섬기는 하나님을 나타낼 수 있다’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라미라다의 바이올라 대학교에서 LGC23 참가자들이 함께 찍은 사진.
LCG23의 각 참가자는 전 세계 교회에서 5개 세대를 대표하고 다양한 선교적 관심사를 대변할 수 있도록 전략적으로 선발되었다. 테이블 그룹에 배정된 참가자들은 사도행전을 통해 성경을 연구하며 토론 질문, 문제 해결 활동, 사례 연구와 씨름하는 한편, 계속해서 상위 그룹에 피드백을 제공했다.
이 접근 방식은 모든 그룹과 연령대의 폭넓은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다. 젊고 성장하는 지도자들의 통찰력과 경험이 풍부하며 노련한 지도자들의 통찰력이 지상대위임령의 성취라는 공동의 비전으로 하나 되는 것을 보는 것은 놀랍도록 신선했다. 전 세계 교회의 하나 된 목소리를 듣기 시작한 것처럼 느껴지기까지 했다.
LGC 프로그램 기획팀: 라메즈 아탈라(Ramez Atallah), 카라 콜리모어(Khara Collymore), 알렌 예(Allen Yeh), 린제이 올레즈버그(Lindsay Olesberg), 샘 쿠퍼(Sam Couper).
세대 간 리더십의 본질은 LGC23 프로그램 팀 자체를 통해 더욱 잘 드러났다. 이 팀은 로잔 모임에 한 번도 참석해 본 적이 없는 Z세대를 대표하는 최연소 멤버 샘 쿠퍼를 비롯해 1974년 첫 로잔대회에 참석했던 최고령 멤버인 라메즈 아탈라까지 다섯 세대에 걸쳐 구성되었다. 프로그램 팀의 다른 멤버로는 밀레니얼 세대를 대표하는 로잔 이사회 멤버 카라 콜리모어, X세대를 대표하는 작가이자 교수인 알렌 예, 그리고 YLG 성경 및 기도 분야 위원장인 린제이 올레즈버그 등이 있었다. 프로그램 팀이 보여준 팀 내의 상호성은 효과적인 세대 간 협업을 위해 필요한 요소 중 하나이다.
친밀감과 상호성: 세대 간 협력을 위한 요소
세대 간 협업은 세대 간 친밀감과 어우러짐을 통해 가장 잘 만들어진다. LGC23이 성경적 비전 및 선교적 사명의 토대 위에 만들어진 세대 간 리더십 피라미드를 통해 제시한 요소가 바로 이 두 가지이다.
세대 간 친밀감은 멘토십(mentorship)을 뛰어넘는다. 멘토링은 일반적으로 젊은 파트너를 세우는 것을 목표로 하향적 접근 방식을 취하지만, 진정한 세대 간 리더십은 공동의 목표를 향해, 공동의 관심사를 가지고 나란히 서서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선교적 친밀감을 강조한다.
LGC23에서 제시된 세대 간 리더십 피라미드
이런 부류의 친밀감은 서로에게 유익하다. 양쪽 모두가 의도적으로 신뢰, 겸손, 존중, 공감, 화해의 마음을 키워나가면 그 관계의 다리는 어려운 대화를 지속해 나갈 수 있을 만큼 튼튼해진다. 피상적으로만 서로를 북돋아 주는 관계를 넘어서는 것이다. 다른 세대가 제공할 수 있는 이점을 통해 선교가 발전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세계 선교를 위한 진정한 세대 간 파트너십이 만들어질 수 있다
빌리 그래함(Billy Graham)과 존 스토트(John Stott)의 친밀감이 결국에는 1974년 제1차 세계복음화 국제대회에 대한 생각으로 이어졌다. 로잔이 오늘날까지 계속해서 구현하고자 하는 협력적이면서도 촉매적인 정체성에 대해 두 사람의 친밀감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생각해 볼 수 있다. ‘철이 철을 날카롭게 한다’는 말처럼 세대, 문화적 또는 여러 가지 다른 방식으로 우리와 다른 사람들과 친밀감을 형성하는 것은 우리의 초점을 날카롭게 하고 다른 관점을 통해 볼 수 있는 여유를 만들어 준다.
테이블 그룹에서 나눔의 시간을 가지는 동안 나는 어떤 것을 나누게 되었는데, 나의 제안이 한 선배 지도자에게 격려가 될 줄은 몰랐다. 그는 나의 생각을 적용하는 것이 청소년 사역에 있어 자신의 접근 방법을 강화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나는 서로 다른 세대가 각 세대를 통해 배울 수 있고, 적극적인 경청을 통해 이것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협업의 목표는 중복되는 일을 줄이는 데 있으며, 이러한 이유로 젊은 지도자들은 그들이 앞으로 직면하게 될 문제를 헤치며 해결해 온 노련한 지도자들의 경험으로부터 배울 필요가 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살고 있으며, 오늘날의 문제와 미래의 도전 과제 중 일부는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젊은 세대가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세대가 겸손한 자세를 가져야 하는 것이다.
경청은 이러한 낮은 자세를 보여주는 한 가지 방법이다. 테이블 그룹 토론 중 우리 그룹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사람이 말을 아끼고 경청한 경우가 있었다. 그녀는 내가 살아온 시간보다도 더 긴 사역 경험을 가지고 있었지만, 젊은 지도자들의 생각에 기꺼이 귀를 기울였다. 그녀가 이야기할 때는 지혜를 나누면서도 항상 배우고자 하는 자세를 갖추고 다른 사람들이 대화에 함께할 수 있도록 초대했다. 이런 호기심은 흔히 우리가 기꺼이 내어주는 것보다 더 큰 의지와 인내를 필요로 한다.
협업에는 타협이 요구되고, 원하는 결과와 이를 만들어 가는 과정 사이에 긴장감이 형성된다. 프로그램을 통해서 우리는 이 부분을 다루는 여러 활동에 참여했다. 일반적으로 협업의 길이 가장 효율적이지는 않지만, 지도자는 때때로 결과보다 과정에서의 발전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각 팀원이 팀에 나눌 수 있는 은사를 파악하고 그 은사를 끌어내어 활용하고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은 협업의 과정에 도움이 된다. 과정보다 결과를 우선시하면, 팀이 가지고 있는 재능을 충분히 활용하지 못하게 되고 이는 최종 결과물이 잠재력에 비해 풍부하지 못하게 만들 수 있다. 본질적으로, 팀이 ‘나를 섬기라!’고 기대하는 대신 ‘내가 어떻게 하면 더 잘 섬길 수 있을까?’라는 태도로 팀에 접근하면 훨씬 더 나은 과정이 만들어질 수 있다.
한 세대에서 다른 세대로
로잔의 세대 분야 글로벌 부위원장인 나나 요 오페이 아우쿠(Nana Yaw Offei Awuku)는 개회 연설에서 성경 속에 나타나는 세대라는 주제에 대한 몇 가지 생각을 나누었다. 그는 우리가 지상대위임령으로 익히 알고 있는 마태복음 28장 18~20절의 구절을 인용하며 결론을 지었다. 나나는 지상대위임령에 종종 간과되는 시간적인 요소가 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모든 민족을 제자 삼으라고 명령하셨을 뿐만 아니라, 그분의 권능이 ‘세상 끝날까지’, 다시 말해 모든 세대와 함께할 것이라고 말씀하셨다.
하나님은 계속해서 각 세대를 통해 당신의 목적을 확장하시겠다고 약속하신다. 이는 모든 세대가 지상대위임령을 성취하는 데 있어 해야 할 역할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젊은 세대 역시 기성세대와 마찬가지로 여기에 참여해야 할 책임이 있으며, 어떤 특정한 기준 혹은 어떤 특정한 중대 시점에 이를 때까지 기다렸다가 자신의 은사를 탐색하고 교회를 섬기기 시작해서는 안 된다.
마찬가지로, 경험 많은 지도자는 새로운 지도자들을 격려하고, 세워주며, 문을 열어주는 것을 통해 그들을 축복할 수 있다. 선배 지도자의 말이 나에게 아주 귀하게 다가왔고, 그들과 함께하는 5분 동안 나는 하나님께서 나를 바라보시며, 인정해 주시고, 사랑해 주신다는 느낌을 받았다. 선배들이 겸손하게 자신들의 지혜와 풍부한 경험을 나누는 시간을 더 많이 가졌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나 또한 그들에게 격려가 되고 하나님의 선교를 추구하는 데 힘이 될 수 있기를 바라고, 기도한다.
시편 145편 4절은 ‘대대로 주께서 행하시는 일을 크게 찬양하며 주의 능한 일을 선포하리로다’라고 말한다. 우리는 함께 예배를 드리며 하나님의 권능을 찬양하고 선포하며 LGC23의 시간을 마무리했다. 모든 좌절과 긴장, 해답을 찾지 못한 질문들은 우리가 십자가 앞의 평평한 땅에서 하나가 되며 녹아내렸다. 각자의 모국어로 함께 예배를 드리고 성찬을 나누며, 나는 그리스도만이 가져다주실 수 있는 다양성 속 강한 하나 됨을 느꼈다. 지금과 같이 분열된 세상에서 모든 세대를 아우르는 그리스도의 몸은 그 어느 때보다 서로를 필요로 하고 있으며, LGC의 열매가 우리 협력의 노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기대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