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는 수십 년 동안 타문화 선교에 헌신해 왔다. 2021년에는 공식적으로 해외에 22,000명 이상의 선교사를 파송했다.[1] 하지만 현재의 상황은 이전 같지 않다.
국가주의의 확대, 어려운 비자 상황, 한국으로의 이주민 유입으로 인해 선교 상황은 수년에 걸쳐 크게 변화되었다. 선교의 변화와 혼란의 조짐은 코로나 시대 이전부터 존재했다. 가장 눈에 띄는 타격은 2017년과 2018년에 한국 선교사들이 접근이 제한된 한 국가에서 조직적으로 추방된 것이다. 한때 이 나라에 파송된 한국 선교사 수는 4000명을 넘었지만 2022년 자료에 따르면 그중 60% 이상이 감소했다.[2]
또 다른 중대한 변화는 한국 기독교의 쇠퇴였다. 2000년 이후 지난 20년 동안 한국의 기독교인의 수는 정체되었고 최근 몇 년 동안 급격하게 감소했다.[3] 문제는 숫자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기독교인에 대한 사회의 신뢰는 사상 최저 수준이다.[4] 교인수의 증가를 기대하며 큰 부채비율로 재정을 공급했던 교회는 이제 높은 이자 비용을 감당하며 줄어든 수입으로 살아야 한다. 그 결과 교회라는 선교적 인프라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러한 도전을 배경으로,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의 최대 선교 동원 운동인 선교한국(Mission Korea)은 선교의 미래를 알아보기 위해 전문가 8명으로 구성된 연구팀을 발족했다. 이 팀에 의해 완성된 보고서는 2018 선교한국 컨퍼런스에서 발표되었다.[5]
선교의 미래에 대한 연구
선교한국(Mission Korea) 대회 30주년을 맞아 한국 선교의 미래를 전망하는 연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는 한국 선교계의 선교적 관점이 교회 개척과 미전도 복음화라는 이전의 방식에 의해서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인식에서 비롯되었다.
연구팀은 전도와 교회개척를 넘어서는 다양한 선교적 요소를 설문지에 반영하기 위하여 다른 기준점을 필요로 했다. 이에 로잔운동의 과거 문건들을 참고하기로 결정하고 다양한 선교 방식들을 찾기 위해 그 내용을 분석하였다.[6] 그 결과, 선교에 관한 99개의 항목으로 설문지를 구성하여 373명의 선교 지도자들에게 보낼 수 있었고, 이들 중 62.5%가 응답했다.[7] 이 항목들은 다시 12개의 선교 이슈로 분류된 뒤 통계적 중요도에 의하여 여섯개 그룹으로 순위가 매겨졌다.
- 그룹 1: ‘사회와 교회의 인구통계학적 변화’와 ‘복음의 본질로 돌아가기 ’
- 그룹 2: ‘북한 선교’와 ‘선교적 교회 운동’
- 그룹 3: ‘교회의 혁신’
- 그룹 4: ‘선교단체 운영’과 ‘한국내 이주민과 다문화 사역’
- 그룹 5: ‘텐트메이커와 BAM(Business as Mission)’
- 그룹 6: ‘한국 신학의 토착화’, ‘IT와 SNS’, ‘공적 영역의 사회 이슈’, ‘영적 은사와 사역’
미전도종족에 대한 과거의 선교적 초점과는 사뭇 다른 결과가 도출되었다. 첫 번째 그룹의 ‘인구통계학적 변화’ 이슈는 ‘사회와 교회 구성원의 모든 변화에 따라 이제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라는 질문으로 해석할 수 있다. 첫 번째 그룹에 속해 있는 ‘복음의 본질로 돌아가기’라는 또 다른 이슈는 우리가 복음의 메시지로 돌아가서 다시 시작해야 함을 시사한다. 두 번째에서 네 번째 그룹까지의 이슈들도 미전도종족과 관련된 내용은 전혀 포함하지 않는다. 응답자들은 북한 사역, 이주민 사역, 그리고 교회의 혁신이 필요하다는 의사를 표현했다.
다섯 번째와 여섯 번째 그룹의 이슈들은 이전 그룹들의 이슈들에 비해 그렇게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 이슈들은 사회에서 기독교인 개개인의 역할에 관한 질문에 대한 응답이다. 연구팀은 이 결과에 당황했다. 본 연구의 일환으로 진행되었던 로잔운동 문건들의 내용 분석에서는 창조세계 돌봄, 평화와 화해, 사회 양극화 해소, 사회 소수자 지원 등 공적 영역에서의 사회 참여를 지향하는 글로벌 선교의 동향을 보였다. 나열된 98개 항목 중 32개 항목이 ‘공적 영역의 사회적 이슈’로 분류되었다. 모든 결과를 종합해 보았을 때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들은 현재의 선교적 방향이 뭔가 잘못됐다고 말하는 듯 했다. 그리고 그들은 제도적 차원에서 해결책을 찾으려고 노력하는 듯 했다. 그러나 그들은 세상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 개개인의 다양한 역할을 그 해결책으로 보지는 못하는 것 같았다. 보고서 말미에서, 연구팀은 다음과 같이 한국 교회의 미래 선교 동향에 대한 세 가지 시사점을 제시했다.
- 모두의 선교: 미래의 선교 주체는 다양한 재능과 경험을 가진 평범한 사람들이 될 것이다.
- 광장에서의 선교: 미래 선교의 장은 사회의 모든 영역이 될 것이다.
- 총체적 선교: 복음 증거는 개인적인 관계와 수년에 걸쳐 관계속에서 쌓인 신뢰에 의해 이루어질 것이다.
LAMS(Life As Mission School) 운동
한국 교회는 많은 서양 선교사들이 조선에 들어왔던 일제강점기를 잘 기억하고 있다. 당시 서구 식민 지배를 받던 다른 나라들과 달리 한국은 한국을 지배하던 식민지배자들이 보낸 선교사를 받지는 않았다. 이것은 한국교회에게 선교와 관련된 두 가지 유산을 남기게 되었다.
첫째, 선교는 기독교인에게 바람직한 것이고 심지어 의무적인 것이다. 둘째, 선교는 타문화 전도에 관한 것이다. 1980년대 한국교회는 해외선교를 위한 자원이 생기기 시작한 1980년 이후부터, 한국 교회는 미전도종족과 교회개척 중심의 선교에 힘썼다. 그러나 위의 연구 요약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이제 선교의 개념을 다시 논의하고 확장할 필요가 있다.
지역 교회와 선교사들이 보다 다양한 선교 방식을 수용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선교 리더들과 교회 목회자들로 구성된 작은 그룹이 2017년부터 모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크리스토퍼 라이트의 저서 하나님의 백성의 선교(The Mission of God’s People)가 좋은 길잡이가 될 것으로 생각했고, 그 책의 내용을 가지고 그리스도인들이 소그룹으로 삶을 나눔으로써 자신의 선교를 찾도록 돕는 한 학교를 시작했다.[8] 그 학교의 이름은 램스(Life As Mission School, LAMS)다.[9]
세상을 회복하시는 선교의 하나님은 한 사람의 삶 속에서도 역사하신다. 어떤 사람은 멸종 위기에 처한 종(species)을 회복시키는 일에서 선교를 발견한다. 그리고 어떤 사람은 외딴 마을에서 소외된 노인들을 돕는 일에서, 어떤 사람은 서울 이태원에서 무슬림 이민자 소녀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고 있는 일에서, 그리고 어떤 사람은 우울증을 앓고 있는 자신의 자녀의 이야기를 주의 깊게 경청하는 일에서 선교를 찾는다. 선교는 단순히 해외 사역이나 선교사의 소유권에 관한 것이 아니다. 하나님의 선교는 총체적이다. 그것은 영적 및 육체적 필요를 모두 포함한다.
다음은 LAMS 학교 참가자들의 간증이다.
- ‘저는 지난 10년 동안 선교사를 도우면서 활동했지만 항상 내 정체성에 대한 혼란과 죄의식을 느꼈습니다. 제가 그들 중 하나가 될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이제 저는 저의 동료들인 젊은 직장인들과 함께 지금 이곳의 의료 선교 현장에 보냄받았음을 깨달았습니다.’ (이상협, 의사, 의료인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LAMS를 운영)
- ‘교회에서 실시하는 선교를 위한 교육은 단기선교를 나가는 사람들만 받는 줄 알았습니다. 이제 우리는 모든 성도들이 그들이 있는 곳에서 선교적인 삶을 살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윤영석 목사, 목회자를 위한 LAMS에 참여)
- ‘저는 복음주의자들이 땅의 안녕을 진지하게 생각한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성경이 우리 주변의 생명과의 관계에 대해 가르쳐 주고 새 땅에 대한 소망을 준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기뻤습니다.’ (김령, 유기농 딸기 농사, LAMS의 퍼실리테이터로 섬김)
LAMS 학교는 지난 5년 동안 의사와 간호사, 병원, 기업, 젊은 직장인들, 이슬람권 및 타문화권의 선교사들, 대학, 선교 단체 및 지역 교회와 같은 다양한 그룹과 장소로 확장되었다. 이런 학교들은 중앙에서 기획 조직된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맥락으로 자발적으로 성장한 것이다. 최근에 몇몇 평신도들은 라이트 박사의 책을 편집하여 초등학생과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하나님의 자녀의 선교(Missions of God’s Children)라는 책을 만들었고, 이는 2023년 6월에 한국 IVP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다. 이 모든 것은 이 흐름이 하나의 운동으로 시작되었음을 보여준다.
미션얼(Mission-eol)
타문화 선교를 위한 한국교회의 열심과 헌신은 우리가 간직해야 할 소중한 유산이다. 그러나 국내외의 변화와 도전은 교회가 선교의 다양성을 포용할 것을 요구한다. 이런 선교의 다양성은 하나님께서 사람들과 공동체의 삶에 역사하심을 인정하고 감사할 때 찾을 수 있다.[11]
한글로 ‘선교(mission)’라는 단어는 선교(sun gyo)로 발음 된다. 문자 그대로의 의미는 종교를 전파하는 것이다. 이 단어는 과거 선교 방식의 뉘앙스를 강하게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 나는 동료들과 ‘선교’라는 한글 대신에 ‘missional’이라는 영어 단어를 그 뜻을 언급하지 않은 채 의도적으로 사용한다.[12] 이 단어는 ’미션 얼’처럼 들리는데, 한국어로 얼(eol)은 공동체의 집단 정신을 의미하며 고귀한 정신적 뉘앙스를 전달하기로 한다. ‘미션 얼’은 선교의 하나님께서 보내신 성령님께서 예수님을 따르는 자들 가운데 임재하시며 역사하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이 우리가 LAM 운동을 통해 심고자 하는 영(the Spirit)이다. 이 영은 한 때 예수 그리스도에게 기름을 부으셨고, 이제는 선지자 이사야가 예언하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 친히 선포하신 대로, 함께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선교의 새로운 물결이 되도록 사람들을 연결하고 깨우고 계신다.
미주
- ‘2022 한국 선교 통계’(한글 작성), 한국선교연구원(KRIM), 2023 년 2월 14일 접속, https://krim.org/2022-korean-mission-statistics/.
- Ibid.
- ‘한국인의 종교 1984-2021 보고서’(한글 작성), 한국갤럽, 2023년 2월 10일 접속, http://www.gallup.co.kr/gallupdb/reportContent.asp?seqNo=1208.
- ‘2023 한국교회의 사회신뢰 보고서’(한글 작성), 기독교윤리운동, 2023년 2월 13일 접속, https://cemk.org/resource/29349/. 본 연구는 기독교윤리운동에서 2008년부터 매년 실시하였다. 기독교윤리운동은 1987년부터 개신교 기독교인들의 존경받는 네트워크이자 운동이다. 이 설문은 2022년 4월에 수집되었다. 그 결과 한국인의 21%만이 교회를 신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한국인 5명 중 4명은 한국교회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 한국 선교의 미래 이슈’ (한글 작성), 선교한국, http://missionkorea.org.
- 필자가 혼자 시작한 이 초기 작업은 더 나은 신뢰성을 위해 연구팀이 맡게 되었다. 두 사람씩 짝이 되어 모든 LOP(로잔주제연구 보고서)들을 읽은 후에 내용을 분석하였다. LOP에 사용된 단어의 빈도를 지난 수십년이라는 시간의 흐름과 함께 분석할 때, 로잔운동의 선교 초점은 타문화적, 종교적 이슈에서 보다 사회적 및 공적 이슈로 변했다. 이 연구의 보다 확장된 결과와 함의는 현재 집필되고 있으며 영어와 한글로 출간될 예정이다.
- 40명의 선교 리더들이 포커스 그룹으로서 모였고, 제시된 로잔 문건에 대한 분석을 듣고 의논하는 과정을 거쳐 99개의 선교 방법에 대한 설문 항목을 만들 수 있었다. 이후, 이 설문지는 온라인을 통해 더 큰 표본의 응답자들에게 제시되었는데, 응답자들은 각 항목의 미래적 중요도를 리커트(Likert) 척도에 표시하였다.
- 크리스토퍼 JH 라이트, 하나님의 백성의 선교 (IVP, 2012).
- 2017년에 ‘램스(Life As Mission, LAMS)’라는 용어를 만들고 학교를 시작했던 초기 그룹은 최근 2022년 12월에 램스(LAMS)라는 공식 단체를 설립했다.
- LAMS 팀의 현재 리더십은 GBT, Interserve 및 WEC 출신의 선교사들, 선교 단체 간사들과 사업가, 그리고 두 명의 지역 교회 목사 등 다양한 배경으로 구성되어 있다.
- 편집자 주 : Lausanne Global Analysis 2021년 11월호에서 Eiko Takamizawa의 ‘ A Korean “Love Sonata” for Japan ‘ 참조 바람, https://lausanne.org/content/lga/2021-11/a-korean-love-sonata-for-japan.
- 선교대신에 “미션 얼”을 사용하자는 생각은 일상생활사역연구소 지성근 원장이 처음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