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Analysis

통제가 아닌 협업

7월 2024

‘우리는 당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과 함께 일하고 싶다.’

이는 인도네시아 선교 단체 세 명의 지도자가 자신들의 조직과 국제적 구조를 가진 조직 간의 상호 작용에 대해 생각하며 정리한 내용이며, 충분히 이해되는 부분이다.[1]

선교 파트너십에 대한 이러한 합리적인 열망에 대해 웹스터(Webster)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해답은 의존이나 독립의 패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신약의 교회에서 나타나는 한 영(spirit)의 상호 의존성을 회복하는 데 있다. 오늘날 신-구 교회 사이 근본적인 영적 연합과 상호 의존성 속에 세상을 향한 교회 선교의 미래가 놓여있다.[2]

이 성경의 기본적 원리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이를 적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순종의 파트너십(Partnership in Obedience)’이라는 슬로건을 가지고 열린 선교 대회에서 인도네시아를 방문한 한 목회자는 네덜란드인 교수에게 ‘파트너십은 당신을 위한 것이고, 순종은 우리를 위한 것이군요’[3]라는 말을 건넸다.

이런 일이 계속된다는 것은 한탄할 만한 일이다. 서구보다 더 많은 사역자를 파송하는 다수 세계에서도 이런 일이 발생한다는 것은 국제 선교단체 모델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필요함을 의미한다.[4] 무엇이 변화해야 하는가? 어떤 새로운 모델을 추구할 수 있는가? 바로 오만함이 아닌 겸손, 관리가 아닌 상호성, 통제가 아닌 협업을 촉진하는 모델이다. 

다수 세계의 단체와 교회는 어떻게 서구의 사람들이 전 세계 교회와의 상호 선교 파트너십을 위한 선한 의도를 실현하도록 격려할 수 있을까?

국제적 모델의 도전 과제

오늘날 선교계에서는 다중심주의에 대한 논의가 활발한데, 여러 국제 선교 단체에서는 다국적 구조가 지속하고 있다. 다른 서구 국가에 파송 지부를 추가하는 국제화 전략은 최근 몇 년 동안 단순히 다수 세계 국가를 포함하도록 확장되었다. 

동원의 범위를 넓히려는 의도는 좋았지만, 이러한 단체는 중앙집권적 구조, 리더십, 언어, 문화, 의사결정 과정에서 생겨나는 문제로 인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조직의 인력은 국제적이지만, 체계와 구조는 서구적이다.’[5]

강산 탄(Kang-San Tan)은 이러한 결과에 대해 더 깊이 연구하며, ‘권력이 분산되지 않는 큰 위험이 여전히 남아있다’[6]고 말한다. 그는 서구의 선교 리더십이 ‘개혁적이 아닌 급진적이어야 하며, 선교 이론과 수사학에 관심을 기울이기보다 기꺼이 의도적으로 구조적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제안한다.[7] 이에 대한 핵심적인 질문은 이러한 변화가 어떠한 양상을 보이냐는 것이다. 더 나아가, 결정이 느리고 역사적 뿌리가 깊으며 통제권을 내려놓기 어려운 대규모 국제 조직에서 이러한 급진적 변화가 가능할까?

필자가 이끄는 영국 기반 선교 기관인 UFM WorldWide는 이러한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해 왔다. 앞서 언급한 도전 과제를 고려해 보면, 지금 우리가 던지고 있는 질문은 우리의 구조 자체를 다른 나라로 확장하지 않고 어떻게 다수 세계의 파송 운동과 협력을 이룰 수 있을지에 관한 것이다. 다음은 우리가 이를 실천하기 위해 고안한 세 가지 실천적 예시이다. 

앞으로 나아가기 전에 뒤로 물러서기: 브라질에서 우리의 조직을 넘겨주다

열정적인 선교 실무자들에게 조직을 개발하는 것은 보통 조직을 폐쇄하거나 물러나는 것보다 더 매력적이다. 하지만, 하늘 아래 모든 것에 때가 있는 것이라면, 우리는 조직을 너무 꽉 붙잡아서는 안 된다.

50여 년 동안 UFM은 두 개의 다른 서구 선교 단체와 협력하여, 브라질에서 MICEB이라는 조직을 만들었다.[8]이 ‘현장 구조(field structure)’는 부동산, 차량, 기관 주도 프로젝트 및 전략 등에 있어 여타 많은 구조와 비슷했다. 하나님의 선하심 안에서 이 단체는 훌륭하게 사용되었고, 많은 사람이 주님을 알게 되었다. UFM 사무실 입구에 있는 작은 명판에는 미전도 종족에게 복음을 전하다가 순교한 세 명의 선교 동역자를 기리는 기념비도 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교회가 세워졌고, 상황이 바뀌었다. 그렇다면, 기존의 서구 선교 구조를 어떻게 해야 할까? 이야기, 희생, 추억이 담겨있는 역사적인 구조에서 물러나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하지만 이로부터 현지인이 주도하는 새로운 선교사 파송 구조가 만들어졌다. 앞서 다녀간 사람들이 이보다 더 감격스러운 유산을 남길 수 있었을까?

MICEB와 UFM의 향후 관계는 논의 중에 있다. 수년간의 따뜻한 교제를 통해 자연스럽게 향후 파트너십에 대한 열망이 생겼다. UFM 목회팀이 유럽에서 사역하는 브라질 선교 동역자들을 도울 수 있을까? 브라질 사람들이 영국에 와서 봉사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을까? 동원된 브라질 사역자들은 훈련되고 준비된 새로운 세대 복음의 일꾼들을 바라보는 관점에 대해 영국 교회에 무엇을 가르쳐 줄 수 있을까?

2021년 11월, 나는 MICEB을 위한 특별 국유화 대회에 참여하는 특권을 누릴 수 있었다. 이 회의를 통해 MICEB의 리더십은 AICEB의 브라질 지도자 네 명에게 넘겨졌다. AICEB은 거의 600개의 교회가 속해있는 교단으로, UFM 선교사들이 오랜 세월 동안 함께 사역해 왔다.[9] 이제 MICEB은 AICEB의 현지 주도 선교 기관으로 더 많은 브라질인을 해외 선교를 위해 파송하게 될 것이다.

가부장주의가 아닌 파트너십: 코트디부아르에서 우리의 관계 재조명

전략적인 측면에서 국제 선교 단체의 주요 실수 중 하나로 보이는 것은 하나님께서 전 세계에 이미 세워두신 선교 파송 구조, 즉 현지 교회와 그 지도자들을 무시하는 경향이다. 선교사 파송을 위해 서구가 개입하는 것은 서구 단체의 성장 욕구가 아니라 동역하고자 하는 현지 교회의 요청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10]

국제 선교 단체의 주요 핵심 관리 사항 중 하나는 하나님께서 이미 전 세계에 세우신 선교사 파송 구조, 즉 지역 교회와 그 지도자들을 소홀히 하는 경향을 지적하는 것이다.

UFM은 코트디부아르에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지만, 현재 그곳에서 사역하는 UFM 선교 동역자는 없다. 현재 교회는 자체적으로 인접 국가인 라이베리아(Liberia)에 선교 동역자를 파송하고 있다. 교단 총회장인 구 시므온(Gueu Siméon)은 UFM이 파송하는 새로운 세대의 선교 사역자들을 훈련하고, 파송하고, 지원하기 위해 협력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를 위해 코트디부아르에 조직을 확장하는 것은 UMF가 목표로 하는 바가 아니다. 그보다는 코트디부아르 지도자들이 코트디부아르의 상황에 맞는 선교사 파송의 경험을 공유하면서 이미 그 자리에 구축된 조직을 지원하고 있다.

이 새로운 파트너십은 서아프리카의 형제자매들에 의해 시작되었으며, 우리는 그들의 사역에 대해 어떠한 집행 기능도 가지고 있지 않다. 우리는 이것이 가부장주의적 위험을 줄이며, 주님께서 새로운 세대의 코트디부아르 선교 사역자를 양육하는 이 놀라운 일을 함께 목격하는 가운데 진정한 파트너십이 번성할 방법이라 믿는다.

통제가 아닌 협업: 선교사 파송의 상호성을 촉진하는 새로운 네트워크

전 세계 교회가 선교사 파송의 파트너십을 모색하는 데 있어, 우리의 본능이 너무 구조화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발전된 우리의 조직은 문화적 또는 재정적 이유로 사역자 파송을 제한하는 구조가 있을 수 있는데, 이것이 우리가 이루고자 하는 바로 그 일을 방해하는 것은 아닐까?

인도네시아에서 봉사하는 동안 이러한 현상을 관찰할 수 있었다. 아구스(Augs)는 선교에 대한 강한 열정은 가진 경건한 성경 대학교 학생이었다.[12] 주님은 그의 마음 가운데 일본을 허락하셨다. 우리는 아구스에게 그곳에서 여름 사역을 하도록 권유했고, 일본의 국제 선교 단체에서 봉사하는 친구들과 연결해 주었다. 이야기를 간단히 줄이자면, 서구 기관의 융통성 없는 재정 시스템이 그가 그 단체에 합류하는 데 있어 극복할 수 없는 장벽이 되었다.

대규모 다국적 선교단체의 구조에 대한 대안이 있을까? 국제적 관계의 장점은 유지하되, 의사결정과 적절한 선교사 파송 모델을 현지에 있는 사람들이 진정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대안 말이다.

이 질문에 대해 UFM이 추구하는 것은 구조적이기보다는 관계적이라 할 수 있는 해답이다. 아래 모델은 자발적으로 연합하는 선교사 파송 단체와 교회들의 네트워크 또는 교제를 보여준다.[13]

이미 언급한 브라질과 코트디부아르의 파트너와 함께 우리는 콩고 민주공화국, 인도네시아, 싱가포르에서 관계를 맺고 있는 다른 선교사 파송 단체와도 상호 협력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규모 다국적 선교단체 구조에 대한 대안이 있을까? 국제적 관계의 이점을 유지하면서도 의사 결정과 적절한 선교사 파송 모델을 현지에 있는 선교사들에게 맡길 수 있는 대안이 있을까?

네트워크 내에서 각 파트너 그룹은…

  • 국제 리더십에 보고하지 않고 현지에서 주도한다.
  • 각자의 상황에 가장 적합한 선교사 파송 모델을 자유롭게 추구한다.
  • 서로 독립적이며, 어느 그룹도 다른 그룹에 대한 집행 권한을 가지지 않는다.

우리 조직은 새로운 선교 파송 그룹을 격려하고 지원하며, 하나님께서 그들의 마음에 허락하신 새로운 모델에서 배우고자 한다. 이는 다음과 같은 모습일 것이다.

  • 다문화 사역자를 지원해 온 UFM의 역사에서 얻은 지혜를 공유하고, 각국 지도자들이 이러한 원칙을 바탕으로 각자의 상황에 맞게 적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 선교사 파송과 관련된 분야에서 선교단체 지도자와 교회 지도자의 훈련을 지원한다.
  • 현지 주도의 새로운 선교 기관이 설립될 수 있도록 시드 펀딩과 같은 ‘조건 없는’ 재정적 파트너십을 제공한다.
  • 파트너 리더들을 UFM 콘퍼런스에 초대하여 함께 공유한다.
  • 섬기기 위해 유럽으로 가는 다수 세계 선교 파트너를 촉진한다.

이 모델은 각 구성 그룹 간에 학습이 각 방향으로 공유되는 진정한 다중심주의가 있을 때 가장 잘 만들어질 것이다.14 이 네트워크의 운영 방식을 명확하게 정하기 전에, 우리는 2025년에 모든 파트너들의 통찰력, 제안, 소망에 귀 기울이기 위해 첫 번째 현장 모임을 가질 계획이다.

결론: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우리는 ‘우리는 당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당신과 함께 일하고 싶다’는 세 명의 인도네시아 선교단체 리더의 말과 함께 시작했다.

주님께서 세계 교회에서 일꾼을 세우시는 모든 일을 묵상하며, 오늘날 선교사 파송의 상호성을 증진하는 다음 단계로 나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몇 가지 질문을 소개하고자 한다.

국제 선교 단체에 소속되어 있는 경우:

  • 조직 내 다른 선교 사역을 위해 폐쇄하거나 목적을 달리할 수 있는 구조가 있는가?
  • 가부장주의가 아닌 파트너십을 증진하기 위해 새로워져야 할 자국 교회와의 역사적 관계가 있는가?


다수 세계에서 파송하는 경우:

  • 백지상태에서 시작할 수 있다면, 어떤 선교사 파송 모델을 추구하고 싶은지 생각해 보라. 이를 통해 국제기구는 무엇을 배울 수 있는가?
  • 좋은 뜻으로 만들어진 국제 단체의 구조가 당신의 파송 사역에 어떤 장벽을 조성하는가? 그러한 단체들과 어떻게 가장 잘 소통할 수 있는가?

Endnotes

  1. Michael Prest, ‘The West with the Rest? Exploring the Role of UFM Worldwide in the Sending of Overseas Cross-Cultural Missionaries from the Indonesian Church’ (MTh diss., University of Glasgow, 2022), 204–205.
  2. Warren W. Webster, ‘The Nature of the Church and Unity in Mission,’ in New Horizons in World Missions, ed. David J. Hesselgrave (Grand Rapids: Baker Book House, 1979), 247.
  3. Stan Nussbaum, A Readers’ Guide to Transforming Mission (Maryknoll, NY: Orbis Books, 2005), 120.
  4. See, eg Steve (Heung Chan) Kim, ‘A Newer Missions Paradigm and the Growth of Missions from the Majority World,’ in Missions from the Majority World: Progress, Challenges and Case Studies, ed. Enoch Wan and Michael Pocock (Pasadena: William Carey Library, 2009), 14.
  5. Marty Shaw, Jr., ‘The Future of Kingdom Work in a Globalizing World,’ accessed 27 April 2024, https://www.lausanne.org/content/lop/globalization-gospel-rethinking-mission-contemporary-world-lop-30.
  6. Kang-San Tan, ‘Western Dominance in World Mission: A Time for Change? A Response from an Asian Perspective,’ CMF Thinking Mission Forum, 25 May 2011, accessed 14 April 2024, https://www.academia.edu/1988925/The_modern_missionary_movement_an_era_of_Western_dominance_Was_it_all_bad_and_where_do_we_go_from_here.
  7. Tan, ‘Western Dominance.’
  8. Missão Cristã Evangélica do Brasil, the ‘Evangelical Christian Mission of Brazil’ was a partnership formed in 1967 between UFM Worldwide from the UK, Crossworld from the USA, and SAM-Global from Switzerland.
  9. Alianças das Igrejas Cristãs Evanélicas do Brasil, the ‘Alliance of Evangelical Christian Churches in Brazil.’
  10. Editor’s Note: See ‘Are Foreigners Still Needed in the Age of Indigenous Mission?’ by Kirst Rievan in Lausanne Global Analysis, July 2021, https://lausanne.org/global-analysis/are-foreigners-still-needed-in-the-age-of-indigenous-mission.
  11. Union des Eglises Evangéliques Services et Oeuvres de Côte d’Ivoire, the Union of Evangelical Churches, Works and Services of Ivory Coast.
  12. Name changed for sensitivity reasons.
  13. Prest, ‘The West with the Rest?’ 208.
  14. Editor’s Note: See ‘Polycentrism as the New Leadership Paradigm’ by Joseph W. Handley in Lausanne Global Analysis, May 2021, https://lausanne.org/global-analysis/polycentrism-as-the-new-leadership-paradig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