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 나는 지역 기독교 고등학교에서 리더십의 온전함(integrity)에 대해 강연하고 있었고, 그때 한 남학생 그룹이 유명한 Z세대 인플루언서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의도적으로 여성 비하 견해를 퍼뜨려 많은 팔로워를 확보했으며, 그 결과 여러 플랫폼에서 정지당하고 여러 그룹에서 ‘취소’되었다. 하지만 그는 이를 통해 특정 남학생들 사이에서 더 큰 관심을 받게 되었다.
나의 고등학생 청중들이 그의 이름을 듣는 순간, 그들 전체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나는 특히 청소년을 가르칠 때 혼돈의 상태을 좋아한다. 그 시간은 보통 가르치기에 좋은 발판을 만들어 주는데, 특히 이날의 경우에는 내 삶의 경험을 통해 마음에 새겨진 온전함에 대해 즉흥적으로 이야기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
소년들이 그들의 영웅을 열정적으로 옹호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치 10년 전의 내 모습을 보는 것 같았다. 10대 후반에 나는 유명한 복음주의 교회 지도자의 가르침을 따르기 시작했다. 그는 대단한 선생이었고,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교회 중 하나를 개척했다. 그는 시끄럽고, 불쾌하고, 거칠기도 했지만, 나는 그것을 좋아했다. 보는 것만으로도 짜릿했다.
해를 거듭할수록 그의 인기가 높아졌지만, 그의 교회 네트워크는 전체가 단 몇 주 만에 무너졌다. 왜 그랬을까? 그가 무대 위에서만큼이나 무대 밖에서도 시끄럽고, 불쾌하고, 거칠었던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그는 놀라운 은사를 가지고 있었지만, 이를 잘 가꾸고 전달할 수 있는 인성이 결여되었다.
나는 독성이 있는 영웅을 옹호하는 이 소년들도 언젠가 내가 겪었던 일을 겪게 되지 않을지 궁금했다. 한때 존경했고 신앙에 영향을 줬던 믿음의 지도자가 내가 생각했던 그런 사람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은 고통스러운 경험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이는 꽤 개인적인 일로 느껴지며 실망으로 가득 찬 내 신앙의 여정을 회복하는 데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
이런 독성이 있는 리더십 스타일은 대형 교회 목회자에 국한되지 않고 그 범위를 점점 넓혀가고 있다. 안타깝게도, 젊은 리더들이 환멸을 느끼며 내게 다가오는 경우가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그들은 한때 존경했던 선배 그리스도인들을 만날 때 경험하는 상반된 감정을 다루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이런 사람들은 오늘날 복음주의 그리스도인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모든 면에서 은사를 받았지만, 실제로는 자기중심적이고, 복수심에 불타며, 인종 차별적이며, 분열을 조장하고, 비통해하며, 자신의 이익에만 집중하는 것으로 드러난다.
당신이 복음주의 그리스도인이라면,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
오늘날 우리는 잠시 멈춰서 우리가 잘못된 방식으로 영적 성숙과 성장에 대해 평가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복음주의 그리스도인인 우리가 사용하는 지표 중 어떤 것이 인격이 뒷받침되지 않은 특정 리더를 영향력 있는 위치에 오를 수 있게 했을까? 그리고 그 지표 자체가 문제의 일부일까?
제자훈련을 위한 예수님의 지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이 영적 성숙을 분별하기 위해 올바른 지표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계셨다.
사역을 시작하시면서 예수님은 경고하셨다. ‘거짓 선지자들을 삼가라 양의 옷을 입고 너희에게 나아오나 속에는 노략질하는 이리라 그들의 열매로 그들을 알지니’(마 7:15-16a).
예수님은 우리를 이끄는 사람들에 대해 특별히 주의를 기울이라고 말씀하셨다. 그분께서는 양 중에 늑대를 구별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설명하시며 우리를 격려하셨다. 우리가 해야 하는 것은 사람들이 맺는 열매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다.
같은 방식으로, 예수님은 사역을 마무리하시며 열매 맺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다시 한번 강조하시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포도나무요 너희는 가지라 그가 내 안에, 내가 그 안에 거하면 사람이 열매를 많이 맺나니 나를 떠나서는 너희가 아무 것도 할 수 없음이라. 너희가 열매를 많이 맺으면 내 아버지께서 영광을 받으실 것이요 너희는 내 제자가 되리라’(요 15:5, 8)
예수님의 말씀에 따르면, 누군가를 그리스도의 진정한 제자인지 아니면 독성을 감추고 있는 ‘사나운 이리’인지 분별할 때 우리에게 도움이 되는 지표가 있다. 그것은 바로 열매이다.
예수님은 마태복음 7장 16-18절에서 계속해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그들의 열매로 그들을 알지니 가시나무에서 포도를, 또는 엉겅퀴에서 무화과를 따겠느냐 이와 같이 좋은 나무마다 아름다운 열매를 맺고 못된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나니 좋은 나무가 나쁜 열매를 맺을 수 없고 못된 나무가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수 없느니라.’
우리는 어떤 열매를 찾고 있는가? 제자가 좋은 열매를 맺는다는 것은 어떤 모습인가? 어떻게 그 열매들을 알아볼 수 있는가?
선한 양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속임수를 쓰는 늑대로 밝혀진 것을 발견하고 놀라는 경우가 복음주의 공동체(복음주의 내의 다양한 교단을 포함) 안의 사람들에게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우리는 너무나 순진하고, 영적 지도자들은 교묘하게 속이는 것인가? 우리가 잘못된 열매를 근거로 하여 지도자를 검증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제자훈련을 위한 바울의 지표
다행히도, 사도 바울은 우리에게 그 해답을 제시한다. 그는 성령의 열매를 맺는 사람을 ‘사랑과 희락과 화평과 인내와 자비와 양선과 신실과 온유와 절제’를 나타내는 사람으로 묘사한다(갈 5:22-23).
제자의 삶에서 성령의 열매는 외적인 능력보다 사람의 내적인 자질과 더 관련이 깊다.
바울이 말하는 영적 열매의 척도는 출석, 은사 또는 재능, 성공, 효율성 또는 외형적인 행동과 전혀 관계가 없다. 성령의 열매가 큰 교회, 뛰어난 설교 능력, 비전 있는 리더십이라고도 말하지 않는다.
성령의 열매는 외적인 사람이 아니라 내적인 사람에 관한 것이다. 이는 우리가 그리스도를 위해 무엇을 하는지가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어떤 사람이 되어 가는지에 대한 것이다. 성령의 열매는 은사, 능력, 역량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모두 인격과 관련이 있다.
영적 리더십과 개인의 성숙도를 평가할 때 가장 큰 오류를 범하는 부분이 바로 여기서 생겨난다. 대부분의 경우, 우리는 선교적 성공으로 보이는 것이 있을 때 인격적 결함(즉, 영적 열매의 지표)에 대해 쉽게 묵인한다.
어떤 성과가 있다면,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크게 문제삼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재능 있는 설교자라면 우리는 험담(분열을 조장하는 행위)를 쉽게 용서해 준다. 그들의 은사를 빌미로 그들의 죄를 용서하는 것이다. 조직 리더십에 재능이 있고 새로운 이니셔티브(Initiative)를 만들어 내는 데 탁월하지만 쉽게 화를 내고 지나치게 야망을 품는 사람이 있다고 할 때 우리는 그가 분명 (복음주의적 논리에 따라) 하나님의 사람이라고 생각하며 그의 성품에 대해 쉽게 눈을 감아버린다. 하지만 겸손한 삶을 사는 가운데 그다지 인상적이지 않은 교회를 가진 사람이라면, 성령의 열매를 가지고 있다 해도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우리는 확신하지 못한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주목하라고 격려하신 열매는 외적인 능력이 아니라 내면의 인격과 정서적 성숙과 관련이 있다. 우리가 주목해야 할 지표는 성장하고 있는, 그리고 내면이 건강한 사람을 묘사하는 지표여야 한다.
나는 피트 스카지로(Pete Scazzero)가 ‘정서적으로 건강한 제자훈련’에서 ‘정서적 건강과 영적 성숙은 분리될 수 없다. 정서적으로 미성숙한 상태에서 영적으로 성숙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쓰며 바울의 가르침을 현실에 근거하여 잘 설명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복음주의 제자훈련을 위한 분별의 지표로서 바울이 우리에게 남겨준 오래된 목록을 의도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성령의 열매를 맺는 사람들은 그리스도를 본받아, 우리의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사람들이어야 한다.
반대로, 육에 속한 행위를 만들어 내는 사람들은 우리의 마음에 경종를 울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피해자로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우리가 그렇게 쉽게 비판하는 시스템을 따르는 가해자가 되고 말 것이다.
지표로 점검하기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신중한 성찰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 우리 모두는 독성 있는 기독교인을 양산하는 시스템의 일부이다. 우리 모두 어떤 식으로든 인격보다 능력을, 존재보다 행동을 더 중요하게 여긴다. 시스템에 변화를 가져오기 이전에 우리 내면에 쇄신을 일으키는 작업을 시작해야 한다.
갈라디아서 5장 19-23절에서 바울이 좋은 열매(성령의 열매)와 나쁜 열매(육체의 행위)의 기준을 설명하며 제시한 목록을 읽어보면, 당신은 자신이 어느 쪽에 더 가깝다고 생각하는가? 이런 질문을 묻는 것보다 더 나은 방법은 아마도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그 목록을 읽어주고 그들이 볼 때 나에게 해당하는 좋은 점과 나쁜 점을 말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일 것이다.
세계의 교회인 우리 모두가 바울이 언급한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겸손히 하나님 앞에 나아가 성령께서 우리 안에 새롭게 역사를 시작하시도록 간구해야 할 때이다. 우리 시대에 예수님의 형상을 닮은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마음을 다잡아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