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했다. 그녀의 죽음은 한 시대의 막이 내렸음을 알렸고, 여러 기록을 깨뜨렸다. 약 71년간 왕좌를 지켰던 그녀는 영국 역사상 가장 오래 통치한 군주였다. 하지만 그녀가 고령에 이르렀을 때, 아들에게 왕위를 자발적으로 넘겨주라는 지속적인 요구가 있었다. 충분히 납득이 가는 부분이다. 이전 세대가 권력의 고삐를 내려놓지 않으면, 다음 세대가 나설 기회를 얻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침내 찰스가 왕위에 오르면서 또 하나의 기록이 세워졌지만, 이번에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이었다. 그는 73세의 나이로 영국 역사상 가장 늦게 즉위한 군주가 되었다.
세대의 계승
나는 X세대(1965–1980년 출생)로서 이 상황에 공감할 수 있다. 나보다 앞선 세대인 베이비붐 세대는 1946–1964년 전후 낙관주의의 상승세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출생률이 급증하면서 그렇게 불리게 되었다. 그에 비해 다음 세대인 우리는 ‘X세대’라 불리는데, 그 ‘X’는 사실 아무 의미도 없었다! 우리 세대는 인구가 적고 중요하지 않다는 낙인이 찍혀 이전 세대에 가려졌으며,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 의료 기술의 발전 덕분에 베이비붐 세대는 더 오래 살고 있지만, 그 결과로 은퇴 시기가 늦춰지고 있고, X세대는 마치 찰스 왕세자처럼 과연 우리 시대가 올 것인지 의문을 품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는 X세대보다 훨씬 더 젊은 나이에 사회의 리더로 자리 잡았다. 우리 중 많은 이는 아직도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도미노 효과를 불러일으켰다. 밀레니얼 세대(1981–1995년 출생)와 Z세대(1996–2015년 출생)도 직업적 성장을 이루는 데 있어 그만큼 지연되고 있다. Z세대는 더욱이 자원 부족 문제에 직면해 있다. 여기서 자원이란 자연 자원뿐만 아니라 일자리나 경제 자원까지 포함한다. 이들은 4년 동안 인문학 학위를 따기 위해 대학에 가는 것이, 특히 큰 빚을 지는 것에 대해 큰 부담을 느끼기 때문에, 대학을 건너뛰려는 경향이 있다. 이를 누가 탓할 수 있겠는가? 그들은 오히려 1년 과정의 직업학교에 가서 특정 기술을 배우고, 곧바로 노동 시장에 진입하기를 선호한다. 혹은 ‘긱 경제’ 사고방식을 따른다. 베이비붐 세대처럼 평생 한 직장에서 일하거나, X세대처럼 한 번에 한 가지 일만 하는 대신에 이들은 여러 직업을 동시에 병행한다. 우버 운전, 스타벅스 바리스타, 유튜브 콘텐츠 제작, 베이비시터 등을 통해 여러 수입원을 통해 월급을 만들어낸다.
부모의 영향
물론 매체의 영향도 큰데, 이는 밀레니얼 세대보다는 특히 Z세대에게 더 강하게 작용했다. 2007년에 아이폰이 발명된 후, Z세대는 스마트폰과 함께 성장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매체를 통해 양육된 세대가 등장했다. X세대는 ‘래치키키즈(latchkey kids)’라고 불리며, 독립적으로 자랐다. 밀레니얼 세대는 ‘헬리콥터 부모(helicopter parents, 자녀 곁을 끊임없이 맴도는 부모)’의 양육을 받았고, Z세대는 ‘잔디깎이/제설기 부모(lawnmower/snowplow parents, 자녀가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미리 길을 닦아주며 스스로 극복할 필요가 없도록 양육하는 부모)의 양육을 받았다. 진 트웬지(Jean Twenge)는 자신의 저서 iGen1에서 Z세대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매체를 꼽았지만, 세대 역학연구소의 제이슨 도르시(Jason Dorsey)는 가장 큰 영향은 사실 부모라고 주장한다.2 Z세대는 잔디깎이 부모와 과도한 매체 노출의 시간이 결합하어 ‘불안한 세대’가 되었다. 그들은 세상의 물리적인 위험으로부터 잘 보호받지만, 인터넷 콘텐츠로부터는 그만큼의 보호를 받지 못한다. 이는 그들을 가상 존재에 가깝게 만들고, 최대 5년간 발달 지연을 초래한다. 예를 들어, X세대는 보통 16세가 되면서 운전면허를 땄지만, Z세대는 잔디깎이 부모가 대신 운전을 하거나 스마트폰을 통해 우버를 부르면 되기 때문에 보통 20대가 되어서야 운전을 배운다. 부모 없이 스스로 자란 X세대의 독립적인 ‘스스로 해내는’ 정신은 Z세대와 큰 대조를 이룬다. 그렇다고 해서 전자가 더 나은 것은 아니며, 더 많은 교통사고, 청소년 임신, 알코올 및 약물 남용과 같은 위험을 수반하기도 한다. 오늘날 대학생들이 (이전 세대보다 더 안전한 환경에 살긴 하지만) 불안과 우울을 많이 겪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그들의 발달이 5년이나 지연되었고, 따라서 스스로 대학 생활을 시작할 준비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고기를 주면 하루를 살 수 있지만,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치면 평생을 살 수 있다’는 속담이 떠오른다. 우리는 자녀를 보호하는 것과 동시에 그들에게 독립성을 가르치는 것에 대해 균형을 맞춰야 한다.
부모 역할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매체는 증상일 뿐, 문제가 아니다). 왜 젊은 세대들이 그들이 가지고 있는 권리를 당연하게 여길까? 부모들이 그것이 당연하다고 그들에게 가르쳤기 때문이다. 왜 젊은 세대들은 참여만 해도 상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할까? 부모들이 그런 식으로 그들에게 상을 주었기 때문이다. 왜 젊은 세대들이 매체에 중독되어 있을까? 부모들이 지나친 시청을 허용했기 때문이다. 왜 젊은 세대들이 세상에 대해 불안감을 느낄까? 부모들이 기후 변화, 인종 불평등, 감당할 수 없는 학비, 정치적 분열, 돈에 대한 집착, 그리고 스스로 뭔가를 해낼 수 없다는 불신의 유산을 물려주었기 때문이다. 왜 젊은 세대들이 연약하다고 비난받을까? 그들이 이전 세대들에게서 똑같은 모습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소셜 미디어에서 방어적으로 논쟁하거나, 정치적 스펙트럼 양쪽에서 나타나는 ‘취소 문화(cancel culture)’를 통해 그러한 연약함을 목격한다.]
로잔과 청년 리더들
위와 같은 상황이 선교 리더십의 ‘세대교체’에 대해 무엇을 시사할까? 로잔운동은 1987년 싱가포르에서 열린 첫 번째 청년 리더 모임(Younger Leaders’ Gathering, YLG)의 시작부터 청년 리더들을 소중히 여겨왔다. 나 역시 2006년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YLG에 참석했었고, 이후 2016년 인도네시아에서 YLG가 열렸으며,3 2026년에는 라틴 아메리카 어딘가에서 다음 YLG가 예정되어 있다. 이 모임들은 세대별로 떠오르는 청년 리더들에게 각각 큰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Z세대가 (자신들의 부모 세대보다 수입이 적은 첫 번째 세대이기에) 이전 세대보다 돈에 대해 더 걱정하고 있다면, 그들이 아무리 세상에 선교가 필요하다고 믿더라도, 자연스럽게 선교에 마음이 끌리지 않을 것이다. ROI(투자 대비 수익률)에 대한 Z세대의 우려는 그들이 사업이나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분야의 전공을 택하게 만들 것이고, 수익이 적은 인문학이나 자유 예술, 그리고 특히 모금을 필요로 하는 선교에는 관심을 덜 가지게 될 것이다. 3년마다 열리는 어바나 선교대회(Urbana missions conference, InterVarsity 후원)도 전성기에는 18,000명이 참석했지만, 현재는 5,000명으로 줄어들었다.
효과적인 세대 계승을 위한 지혜
베이비붐 세대는 영원하지 않을 것이고, 만약 우리가 당장 선교 리더십의 다음 세대를 양성하지 않는다면, 곧 너무 늦어질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모든 점을 고려할 때, 오늘날 선교에서의 리더십 계승을 위한 몇 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함께 시간을 보내며 젊은 세대를 신뢰하기
좋은 리더십의 주요 원칙 중 하나는 위임이다. 그러나 위임은 가부장적인 사고방식(‘내가 여전히 책임자이고, 너는 커피나 타오는 역할을 하면 된다’)이 아닌, 중요한 책임을 공유하며 의미 있는 역할을 맡겨야 한다. 최종 목표는 힘을 넘겨주는 것이며, 본인의 위치를 스스로 내려놓아야 한다. 바울은 디모데에게 그렇게 했고, 그에게 젊음이 약점이 아님을 강조했다(딤전 4:12). 디지털에 익숙하며 다양성을 이해하고 존중할 줄 아는 청년 세대가 기성세대보다 더 잘할 수 있는 많은 것이 있다. 그들이 우리를 가르치도록 허용하면서 동시에 우리가 그들에게 가르치는 것도 필요하다.4 바울은 골로새서 3장 21절에서 부모들에게 젊은 세대를 격분하게 하지 말라고 가르친다. 말콤 글래드웰(Malcom Gladwell)은 어떤 분야에서 진정한 전문가가 되기 위해서는 10,000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5 청년 세대가 그들의 시간을 쌓을 수 있도록 우리도 기회를 주어야 한다.
경청하기
다른 사람들의 고난을 하찮게 혹은 열등하게 보지 말자. 그들은 우리가 겪지 못한 어려운 일들을 겪었음을 인식해야 한다. 각 세대는 다른 세대가 겪어온 것을 이해하고, 서로의 실수를 너그럽게 받아들여야 한다. 조나단 하이트(Jonathan Haidt)6 는 우리가 모두 빠지기 쉬운 이분법적 사고와 부족주의(tribialism)를 멈출 것을 요구한다. 알렉산드르 솔제니친(Aleksandr Solzhenitsyn)은 “선을 악과 구분하는 선은…모든 인간의 심장을 통과한다”라고 말했다.7 즉, ‘우리는 선하고 다른 쪽은 악하다’는 생각은 성경적이지 않다. 오히려 하나님만이 선하시며, 모든 인간은 하나님의 영광에 미치지 못한 존재들이다. 사람들의 선과 악이 공존하는 모습을 은혜로 받아들이는 것은 그들에게 배울 기회를 제공한다. 우리는 실패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어야 하고, 이러한 실패가 미래의 성공을 위한 발판이 된다. 세대 간 협력8은 단순한 멘토링을 넘어서는 것이다. 멘토링은 또 다른 형태의 부모 역할일 수 있지만, 진정한 세대 간 협력은 각자의 기여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바울은 고린도전서 12장에서 몸의 비유를 통해 누구도 다른 이에게 “나는 네가 필요 없다”고 말할 수 없음을 이야기한다.
세대 간 협력을 독립적인 주제로 고립시키지 않기
이는 모든 논의에서 다뤄져야 할 중요한 요소다. 그것은 단순히 또 하나의 벽돌이 아니라, 벽돌들 사이를 연결하는 시멘트 같은 역할을 해야 한다. 지난해, 2023년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나는 바이올라(Biola) 대학교에서 열린 로잔 세대 간 대화(LGC23)9를 주최하는 프로그램 팀에 참여했다. 그 대화를 통해 만들어진 다섯 가지 원칙은 피라미드 형태로 구성되었다. ‘성경적 비전과 선교적 소명’이 기초를 이루는 토대이며, 중간에는 ‘우정과 상호성’이 자리 잡고 있고, 맨 위에는 ‘협력’이 있다.10 2024년 9월 22일부터 28일까지 서울에서 열리는 제4차 로잔대회(L4)는 협업행동 팀(Collaborative Action Teams)이라는 개념을 중심으로 구성되었다.
청년 세대에게 선교에 대한 매력적인 비전을 제시
이들은 다양성을 사랑하고 식민주의를 꺼린다. 이는 요한계시록 7장 9절에서 ‘모든 나라, 족속, 백성, 언어’가 하나님을 경배하는 장면에 부합하며, 이를 통해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낸다. 그러나 선교가 ‘서양이 옳고 나머지는 모두 틀렸다’는 식으로 전달된다면, 오늘날 선교가 다중심적이고 ‘모두가 모든 곳으로 가는’ 형태임을 간과하는 셈이다.11 복음은 또한 세 가지 차원으로 다시 재구성되어야 한다. 단순히 죄에 대한 용서(영혼의 구원)만이 아니라, 수치에서 명예로(체면의 구원), 두려움에서 권능으로(육체의 구원) 나아가는 것이다.12 이는 로잔언약의 원래 형태에서 제시한 두 가지 차원(전도와 사회 정의)에 한 가지를 더 추가한 것이다.13
오늘날 선교에서 리더십의 계승을 생각해 보면, 로잔운동은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우리는 다음 세대의 선교 리더들에게 올바르게 바통을 넘겨주어야 한다. 그래야만 하나님의 이름이 온 땅과 모든 세대에 걸쳐 계속해서 영광을 받으실 수 있다.
Endnotes
- Jean M. Twenge, iGen: Why Today’s Super-Connected Kids Are Growing Up Less Rebellious, More Tolerant, Less Happy—and Completely Unprepared for Adulthood (New York: Atria, 2017).
- Jason Dorsey and Denise Villa, Zconomy: How Gen Z Will Change the Future of Business—and What to Do About It (New York: Harper Business, 2020).
- Editor’s note: See ‘Six Leadership Lessons from YLG2016’, by Sarah Breuel and Dave Benson, in Lausanne Global Analysis, November 2016, https://lausanne.org/global-analysis/six-leadership-lessons-from-ylg2016.
- 이것은 19세기 선교학자 루퍼스 앤더슨(Rufus Anderson)과 헨리 벤(Henry Venn)의 ‘삼자 교회(three-self church’ 개념의 원칙이었다. 서구 선교사들은 어디로 가든, 그곳에서 자국민이 자치(self-governing), 자립(self-supporting), 자전(self-propagating)할 수 있도록 격려하며, ‘본인의 역할을 점차 내려놓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진정으로 가부장적 태도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 Malcolm Gladwell, Outliers: The Story of Success (New York: Back Bay, 2011).
- Jonathan Haidt, The Coddling of the American Mind: How Good Intentions and Bad Ideas Are Setting Up a Generation for Failure (New York: Penguin, 2019).
- Aleksandr Solzhenitsyn, The Gulag Archipelago 1918–1956 (New York: Harper & Row, 1973).
- For intergenerational leadership, see Micaela Braithwaite, ‘God’s Purpose in Intergenerational Leadership: Why the global church needs intergenerational friendships,’ Lausanne blog, 5 July 2023, https://lausanne.org/about/blog/gods-purpose-in-intergenerational-leadership.
- 이번 로잔 세대 간 대화는 의도적으로 ‘콘퍼런스’라고 부르지 않았다. 단순히 나이가 더 많은 사람들이 젊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는 형식을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대신, 다양한 세대가 실질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테이블 그룹을 통해 진정한 대화가 이루어지기를 바랐다
- 에서 다섯 가지 피라미드 구성 요소로부터 도출된 아홉 가지 원칙을 풀어보면 다음과 같다:
- 성경적 비전과 선교적 소명(사도행전 7:54-9:31): 경험 있는 리더들은 새로운 리더들을 격려하고, 권한을 부여하며, 기회를 열어줌으로써 그들을 축복할 수 있다.
- 성경적 비전과 선교적 소명(사도행전 14:8-16:5): 하나님의 세계 선교는 세대 간 협력으로 가장 잘 이루어진다. 각 세대가 제공하는 강점이 선교에 기여하기 때문이다.
- 세대 간 우정: 선교적 우정은 함께 나란히 걸으며, 외부로 확장되는 것이다. 의도적으로 관계를 발전시키고, 공동의 목표를 위해 공통된 관심사를 공유하며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 세대 간 상호성: 상호성은 신뢰, 존중, 공감, 그리고 화해를 통해 만들어진다.
- 협력적 리더십: 리더들은 다른 사람의 은사를 알아보고, 그들의 발전을 위한 공간을 마련한다.
- 협력적 리더십: 리더들은 권위와 함께 책임을 위임하여 권한을 부여한다.
- 협력적 리더십: 권한을 부여하는 리더들은 그들이 이끄는 사람들 속에서 하나님을 신뢰한다.
- 협업 속 의사소통: 세대가 서로 제공할 수 있는 것들을 인정하는 것이 협력을 강화한다
- 협업 속 의사소통: 효과적인 협력의 핵심은 적극적인 경청이다.
- Allen Yeh, Polycentric Missiology: 21st-Century Mission from Everyone to Everywhere (Downers Grove: IVP Academic, 2016).
- Jayson Georges, The 3D Gospel: Ministry in Guilt, Shame, and Fear Cultures (Timē Press, 2017).
- 어바나 선교대회의 총책임자인 마크 매트록(Mark Matlock)은 나에게 9명의 선교학자를 팀으로 구성하여 세 가지 ‘백서’를 작성하는 임무를 맡겼다. 식민지 유산을 넘어 선교를 재구성하기, 연결된 시대에서 선교사 파송의 재정의, 오늘날 세계를 위한 복음과 선교 신학 정립. 이 세 가지 백서는 청년 세대들이 선교에 매력을 느끼도록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