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로마서가 주는 관대함에 대한 교훈

2천 년 동안 교회에 축복을 가져다준 모금 서신

Anand Mahadevan 20 6월 2023

로마서 서신은 종종 복음의 가장 훌륭하고 감동적인 강해 중 하나로 여겨진다. 

초대 교회 교부인 어거스틴은 이 책을 읽고 회심했다. 마틴 루터는 이 서신을 읽고 큰 깨달음을 얻었으며, 이는 그의 개인적인 각성과 더불어 개신교 종교개혁을 일으켰다. 그리고 존 웨슬리는 런던 앨더스게이트(Aldersgate) 거리의 저녁 예배 중 루터의 로마서 강해를 듣고 강력한 영적 체험을 했다.

스위스 신학자 프레더릭 고데(Frederic Godet)는 로마서 주석에서 ‘교회의 모든 위대한 영적 부흥은 이 책에 대한 깊은 이해와 함께 원인과 결과로 연결될 것’이라고 대담하게 선언한 바 있다.

의심할 여지 없이 로마서 서신은 2,000년 동안 교회에 풍성한 축복을 가져다주었다. 하지만 사도 바울은 왜 이 편지를 썼을까? 바울이 이 편지를 쓰게 된 주된 동기는 무엇이었을까? 이에 대한 답은 꽤 놀랍다.

바울 자신이 첫 장에서 편지를 쓴 이유 중 일부를 설명한다. 그는 로마에 있는 신자들에게 영적 은사의 나눔을 통해 힘을 불어넣어 주고(1:11-12), 복음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자 했다(1:15).

그러나 15장을 읽게 되면 바울이 이 서신을 쓴 또 다른 중요한 이유, 즉 기금 마련의 목적에 대해 이해하게 된다.

로마인들에게 편지를 쓸 당시 바울은 이미 주변 지역에 복음을 전했고, 아직 복음이 전파되지 않은 스페인으로 넘어가기를 원했다. 이를 위해 그는 로마의 신자들에게 재정적 지원을 통해 동역할 것을 요청했다. 그는 로마서 15장 24절에 ‘이는 지나가는 길에 너희를 보고 먼저 너희와 사귐으로 얼마간 기쁨을 가진 후에 너희가 그리로 보내주기를 바람이라’고 기록했다.

모금을 위한 편지가 2,000년 동안 교회에 풍성하고 깊은 축복을 주었다는 사실은 오늘날 일선 선교를 위해 기금을 모금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아낌없이 후원하는 사람들에게 큰 격려가 된다.

로마서는 하나님께서 모금과 후원의 과정 모두에서 우리의 신실함을 귀하게 여기신다는 것을 보여주는 놀라운 예시이며, 이는 모금하는 사람과 후원하는 사람 모두에게 격려가 된다.

구속의 놀라운 이야기

로마서 서신은 하나님께서 여전히 위대한 구속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시고 있음을 상기시켜 준다. 하나님의 은혜 안에서, 선교에 대한 우리의 신실함 그리고 관대함에 대한 우리의 신실함은 하나님께서 이뤄가시는 구속의 전체적인 윤곽을 형성하는 강력한 두 가지 힘이다.

누군가 담대하게 선교에 나서고, 또 누군가 희생하는 마음으로 관대함(generosity)을 베푸는 것은 아름다운 일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로마 교회가 그랬던 것처럼, 가는 사람과 주는 사람의 이야기가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함께 엮어지게 되면 더욱 영광스럽다.

하나님께서는 신실한 전도와 선교를 위해 부르신 사람들, 그리고 나눔과 재정적 청지기의 역할을 위해 부르신 사람들을 한데 모아 절묘하게 태피스트리(tapestry)를 만들어 가시는 놀라운 방직공이시다. 하나님께서 이 함께하는 관계를 점점 더 많이 엮어가실수록 많은 세대가 영원히 축복을 받게 될 것이다. 선교사, 기부자, 수혜자 등 이 거대한 태피스트리에 담긴 우리의 이야기 하나하나가 하나님의 눈에는 모두 소중하다.

모금은 종종 단순히 처리되어야 하는 일로만 여겨진다. 선교와 사역이라는 실제 사역에 집중하기 위해 반드시 해야 하는 일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하나님께서 로마서의 ‘모금’ 편지를 통해 행하신 일은 이러한 이해가 잘못되었음을 지적한다. 모금은 사역과 무관한 부가적인 일이 아니다. 모금은 다음의 세 가지 이유로 핵심 사역의 필수적인 요소이다:

  • 신실한 모금은 전 세계를 아우르는 하나님의 구속의 이야기에 동참할 수 있도록 사람들을 동원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모금은 선교에 직접적으로 참여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 선교에 참여할 기회를 제공한다.
  • 모금은 제자훈련의 한 형태가 될 수 있다. 하나님의 선교를 위해 자원을 모금하는 사람은 종종 자원을 요청하는 대상들이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하도록 제자 삼는 역할을 하게 된다.
  • 모금은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모두의 성화를 돕고, 자립에서 벗어나 하나님께 의존하게 되는 데 도움이 된다.

성경의 역사는 또한 경건한 비전과 기금 모금 사이에 강력한 연관성이 있음을 보여준다. 다시 말해, 하나님께서 실제로 누군가에게 비전을 주셨다면, 그 비전을 위한 기금을 모으는 것 또한 부르심의 한 부분일 것이라는 이야기이다. 예를 들어, 출애굽기에서 하나님은 모세에게 성막에 대한 비전을 주셨다. 그리고 모세는 성막을 짓는 데 필요한 자금을 마련해야 했다(출 35장).

또 다른 예는 첫 번째 성전 건축이다. 많은 사람은 솔로몬과 다윗 시대에 첫 번째 성전을 짓는 데 필요한 모든 자원이 왕의 개인 재산에서 나왔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성경은 그렇게 말씀하지 않는다. 다윗이 아들 솔로몬이 건축할 첫 번째 성전에 대한 비전을 품었을 때, 다윗은 자신의 개인 재산에서 기부하기도 했지만, 이스라엘의 다른 지도자들로부터도 기금을 모았다(대상 29:1-6).

분명한 것은, 솔로몬이 성전을 건축할 당시의 다윗은 자금을 지원할 수 있을 만큼 부유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다윗은 지도자들로부터 기금을 모금하는 것이 지도자 및 예배자로서 성장 과정의 일부라는 것을 이해했을 것이다.

성막, 첫 번째 성전, 두 번째 성전, 예수님의 사역, 초대 교회, 바울의 선교 여정 등 성경 속에 보이는 협력적인 모금 방식의 다른 예도 있다. 이 모든 것들은 많은 사람의 신실한 헌금으로 이루어졌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설계하신 것이다.

성경의 역사 속에서 하나님께서는 어떤 사람들의 신실한 노동, 그리고 다른 어떤 사람들의 신실한 관대함을 함께 엮어 하나님의 나라를 만들어가셨다. 사역은 어떤 사람들의 관대함과 항상 함께 이루어진다.

사역을 위한 기금 모금에 참여하도록 부름받은 사람들은 그것이 자기 삶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에 필수적이고 중요한 측면임을 인식할 때 큰 유익을 얻을 수 있다.

잘 드러나 있지 않은 모금의 이점

모금의 가장 분명한 이점은 선교단체와 사역에 필요한 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종종 간과되는 다른 실질적인 이점도 많다.

첫째, 모금은 사역자가 청지기 정신을 가지고 성장하는 데 도움이 되며, 사역의 목표를 명확히 하고 필수적인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을 가려내는 능력을 연마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선교사에게 혹은 사역에 특정 자원이 부족할 때도, 이러한 시기는 하나님을 더욱 의지하며 성장하도록 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

모든 부족한 면은 사역 계획을 평가하여 자원을 현명하게 배분하고 낭비되는 지출을 최소화할 기회가 된다.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성공적인 모금은 소명을 확인하거나, 사역의 시작 시기를 명확히 하는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둘째, 모금을 위한 발표의 계획 및 준비, 필요 사항 전달 등의 모금 과정은 사역자가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비전을 더 선명하게 이해하고 내면화하도록 돕는다. 모든 잠재적 재정 파트너는 선교에 참여하기 전에 질문을 할 것이고, 또 질문을 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러한 질문은 사역자가 선교에 대해 더 잘 생각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잠재적 후원자들의 질문과 의견을 통해 사역자의 청사진이 더욱 견고해지는 경우가 많다.

타락한 세상에서 우리는 슬프게도 교회 내에서 잘못된, 이기적인, 그리고 비성경적인 모금의 사례를 목격하게 된다. 옳지 못한 재정의 사용 및 재정 관리 실패의 경우도 드물지 않다. 이러한 사례들은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가 되어야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신실하고 경건한 모금 활동을 위축시킬 필요는 없다.

마지막으로, 모금의 신학이 필요한 것은 사역자뿐만이 아니다. 현재 기부자 및 잠재적 기부자들도 모금에 대한 성경적 명령을 따라 재정적 후원 가능성을 알리고 형성되게 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렇다, 관대함은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행하신 모든 일에 대한 긍휼과 청지기 정신, 감사에서 우러나온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관대함은 또한 베풀도록 부름받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구속의 역사 안에서 자신의 자리를 찾고 그 안에서 채워져 가는 길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