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Analysis

타문화 선교를 위한 토착 문화 특성의 활용

선교학적 적용

Paul Sungro Lee 3월 2023

하나님의 마음에 합한 자 다윗이 거인을 마주하기 직전, 사울의 갑옷은 그에게 부자연스러울 뿐만 아니라 효율적이지 않았다(삼상 17:38-40). 사울의 배려는 높이 평가할 만하나, 전장으로 향하는 다윗에게는 그가 평소에 사용하는 익숙한 도구를 고르는 선택이 더 효과적이었다. 이 이야기는 세계 선교의 영적 전장에서 ‘다른 사람의 튜닉(tunic), 갑옷, 투구를 쓰는 것’의 부적절함에 대해 재치 있게 시사한다. 선교사가 자신의 배경에 친숙하고 잘 어울리는 문화적 ‘돌’을 스스로 찾아서 활용해야 하는 필요성을 제안하는 것이다.

선교사가 자신의 배경에 친숙하고 잘 어울리는 문화적 ‘돌’을 스스로 찾아서 활용해야 하는 필요성을 제안하는 것이다.

선교 운동: 과거와 현재

우리는 현재 세계 선교의 파노라마 속에서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에 대해 예리하게 인식할 필요가 있다. 오늘날 제3세계의 선교사들이 점점 더 세계 사역[1] 에 합류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인, 케냐인, 혹은 가나인 그리고 아시아의 한국인, 혹은 남아메리카의 브라질인을 선교의 현장에서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그러나, 그들의 선교 전략 중 일부는 그들만의 토착 문화적 속성을 토대로 만들어지고 상황화된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던 서구적 방법을 모방하고 흉내 낸 전략이다. 선교 역사의 최근 경향을 통해, 제3세계 국가로부터 파송 받은 예비 선교사들은 또 다른 제3세계 국가로 보내지고, 그곳에서 유사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친밀하게 연결되었을 때 더 큰 이점을 가지게 되는 것을 알게 된다.[2]

모든 문화는 지상대위임령에 기여할 수 있는 귀중한 유산을 가지고 있다. 서구 교회는 비교할 수 없는 경험과 풍부한 선교의 유산을 가지고 있고, 전 세계 그리스도의 교회에 많은 것을 제공할 수 있다. 과거 서구의 선교사들의 전략은 주로 개발도상국, 즉 제3세계 도달하는 것이었다.[3] 앞서 사역했던 근대 선교 운동의 선교사들은 외진 정글과 마을에서도 고된 수고와 쉼 없는 탐험을 마다하지 않고 선교 센터의 개척을 위해 자신들을 헌신했다. 그들이 뿌린 씨앗은 세계로 퍼져 나갔고, 이제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에서 그들의 희생이 담긴 노력에 열매가 맺히는, 선교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4]

(윌리엄 캐리와 함께 시작된) 근대 선교 운동을 뒤돌아보며 알 수 있는 것은, 선교 과업의 다음 장르가 세분화되어야 하며, 미세한 것에 초점을 맞출 수 있는 접근 방식을 요한다는 것이다. 이미 복음을 쉽게 접할 수 있는 많은 사람보다는, 아직 말씀이 닿지 못한 작은 부족, 그룹에 초점이 맞추어져야하는 것이다. 위대한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를 위한 우리의 과제도 세대가 바뀜에 따라 함께 바뀌어야 한다. 바울은, ‘나는 심었고 아볼로는 물을 주었으되 오직 하나님께서 자라나게 하셨나니’(고전 3:6)라고 말했다. 하나님께서는 특정하신 목적을 이루시기 위해 역사 속의 여러 시기에 맞게 여러 민족을 특정하여 세우셨다. 하나님은 열방을 축복하기 위해 그들과 그들의 민족적 배경을 택하셨다.

한국/아시아의 특징

예를 들어, 한국인들은 수 세기에 걸쳐 그들의 의사소통 개념에 본질적으로 나타나는 세 가지 문화적 특징인 체면, 기분, 그리고 눈치를 발전시켜왔다.[5] 다른 아시아 문화와 마찬가지로, 한국인들은 명성, 영향력, 존엄성, 그리고 명예를 높이 평가하는 체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들은 실제로 그들이 어떻게 느끼는지를 드러내지 않고, 냉정한 얼굴을 유지하는 것을 존경스럽다고 생각할 것이다. 기분과 눈치라는 개념은 한국인들만의 독특한 개념이다. 기분은 약한 애매하게 ‘무드(mood)’로 번역될 수 있고, 눈치는 다른 사람의 기분, 무드를 파악하는 센스를 가르킨다. 한국의 문화유산은 선천적으로 명예-수치에 기반하는 성향[6]을 잘 표현하기 때문에, 이 문화의 집단주의적이고 체면을 중요시하는 요소가 그와 상응하는 문화적 개념이 스며있는 주변 국가들과 아시아 전반에서 문화적으로 적응하는 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 물론 그들에게 어떤 것이 명예롭고, 어떤 것이 수치스러운 것인지는 민족, 지역, 그리고 세대에 따라 다르고 개인적일 수 있지만 한국 선교사들은 명예-수치에 기반하는 성향을 가진 문화에 적응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

모든 문화는 지상대위임령에 기여할 수 있는 귀중한 유산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토착 문화적 관행이 잘못된 동기로 사용된다면 정직하지 않은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그것들은 현지의 문화가 필요로 하는 것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도구로서 긍정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 한국인들이 선교 현장에서 현지인들과 그들의 행동을 예리하게 관찰하는 것은 아주 좋은 문화 간의 특징이다. 기분과 눈치의 눈을 통해 타인의 필요에 예민하게 반응하고 이를 돌보는 것은 다른 사람들을 섬기는 그리스도와 같은 겸손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한국인을 비롯한 아시아의 선교사들은 비슷한 문화적 특성을 가진 현지 기독교인들이 선교사들로부터 독립하고 영적으로 성숙해질 수 있도록 체면의 개념을 적용하는 것에 대해 고려해보아야 한다. 이러한 문화적 연결과 자연스럽게 가지고 있는 강점을 통해, 한국, 그리고 아시아에서 오는 사역자들은 더 자신감 있게 그들의 임무에 착수할 수 있다.

브라질/남미의 특징

삼바 댄스와 브라질 카니발(carnival) 축제는 라틴 아메리카 사람들의 열정적인, 환희를 소중히 여기는 문화적 특징을 상징한다. 매년 열리는 카니발 행사에 대한 브라질인들의 열정적인 준비와 막대한 투자는 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방탕에 빠진 육욕이 아닌 하나님 나라에서의 삶에 대한 설렘과 열정도 이와 같은 문화적 특징에서 파생되고, 주입될 수 있다. 이런 열정이 관계를 맺고 복음을 전하는 수단으로 사용될 때, 천국에서의 즐거운 생활이 어떠한 것인지 보여주게 된다. 남미의 그리스도인들에게 예배에 대한 온전한 헌신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다. 그들의 예배는 이 땅에서의 천국을 그려내고, 그 분위기를 형성한다. 재 대신 화관을 만들어내는 데(사 61:3) 전문가이신 우리의 하나님은 이 문화적 특성을 사용하여 타문화를 위해 사역하는 브라질인들을 세우시고, 열방에 복음을 전하게 하셨다. 브라질이 2010년 파송 선교사 수가 많은 국가 2위에 오른 것은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7]

케냐/아프리카의 특징

선교 역사의 현시점에 우리는 나이지리아, 케냐, 가나, 그리고 아프리카 전 지역에서 보내진 선교사들이 동료 아프리카인들에게 손을 내밀고, 심지어는 기독교세계 이후(post-Christendom)의 유럽을 복음화하는 것을 점점 더 많이 발견할 수 있다.[8] 우리는 이 효과적인 사역을 복음주의연합선교회 Evangelical Alliance for Preacher Training/Commission (EAPTC) 에서 목격할 수 있었고, 이는 문화적 장애물이 적은 자신의 대륙에서 사역할 수 있는 케냐 선교사들을 세우는 것을 통해 이루어졌다. 21세기 초 나이로비에 선교 훈련 학교를 연 것은 그 당시 흔한 일이 아니었다. 하지만 주님께서 우리의 순종과 케냐 선교사들의 강인한 정신을 기뻐하셨는지, 그 후 몇 년 동안 축복해주시고 열매를 허락하셨다. 우리의 사역이 수십의 성경 훈련 센터와 수많은 아프리카 국가 내 수백의 새로운 교회 개척으로 확장된 것은 케냐의 타문화 복음 사역자들의 노력을 통해서 이루어졌다.[9]

현대 세계 선교에 대한 시사점

현재 하나님의 선교에 동참하고 있는 전 세계의 그리스도인들에게 고유의 문화적 특징을 구축하고, 지상대위임령을 위해 이 특징을 활용하며, 이를 통해 비슷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 미전도 종족에게 다가갈 수 있는 타문화 사역자들을 발굴해내는 일은 전술적인 것이다. 우리는 단순히 과거 서구 선교가 가지고 있던 표준화된 선교의 방법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닌, 오늘날의 선교에 적합한 우리 고유의 문화적 접근법을 찾고 이를 활용해야 한다. 우리는 세계를 향해 나아가는 데 있어 일차원적인 전통적 선교 방식이 아닌, 선교의 다면적인 특징에 대해 열려있어야 한다. 팬데믹 이후 세계가 더 복잡해지고 다양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제는 다방향적 방법을 고려해야 할 시점이다.[10]

전 세계의 그리스도인들에게 고유의 문화적 특징을 구축하고, 지상대위임령을 위해 이 특징을 활용하며, 이를 통해 비슷한 문화를 가지고 있는 미전도 종족에게 다가갈 수 있는 타문화 사역자들을 발굴해내는 일은 전술적이다.

자신의 문화에 대한 건강한 분석을 두려워하지 않고, 복음의 문화간 상황화에 대해 이해하며, 주변의 미전도 종족에게 다가갈 의지가 있는 선교사 후보를 세우는 것은 형식적으로만 하는 선교를 멈출 것이다. 선교사 심사 과정과 파송 전 훈련에 선교 후보자가 자신의 문화적 강점을 더 깊이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을 추가하는 부분도 고려해볼 수 있다. 이러한 문화적 강점은 불편할 수 있는 전통적인 선교의 장비를 착용하는 대신, 적절한 맥락의 이해를 통해 개인에게 맞춰진 ‘선교의 옷’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만군의 주님의 이름으로 나아가지만(삼 17:45), ‘사울의 갑옷’이 아닌, 우리에게 친숙한 ‘돌들’을 가지고 나가야 한다. 모든 국내의 교회는 본국의 문화에 적용되면서, 동시에 현장의 문화에 알맞게 짜여진 선교 전략을 가지고 전진해야 한다.[11] 자신의 문화적 강점을 이해하고, 그것을 그리스도 성육신의 원리 위에 타문화의 이점으로 활용하는 것이 그 핵심이다.

세계 곳곳에 남아있는 미전도 지역들이 대중 전도가 거의 일어나지 않고 반서구의 정서가 잠재되어 있는 창의적 접근 지역(Creative Access Regions)과 관계가 있다는 통계를 고려할 때,[12] 이 전략은 선교사들과 선교 지도자들이 구원에 있어 미지의 바다를 항해하는 것에 도움이 될 것이다. 이것이 하나님께서 이 시대에 많이 번성하지 못한, 덜 발전된 환경에 더 익숙한 제3세계 국가의 선교사들을 더 많이 세우시는 이유이다. 제3세계 국가의 선교사들은 적절하게만 활용된다면 유리한 메커니즘(mechanism)이 될 수 있는 문화적 요소들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세계 모든 그리스도인이 그분의 청지기로서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하나님께서 주신 자원이다.[13]

미주

  1. Rose Dowsett, Cape Town Commitment: A Confession of Faith and a Call to Action (Peabody, MA: Hendrickson, 2012), 2.
  2. Paul Sungro Lee, Disciples of the Nations: Multiplying Disciples and Churches in Global Contexts (Eugene, OR: Wipf and Stock, 2021), 79.
  3. For further study on the inception of the modern missions movement, see William Carey, Enquiry into the Obligations of Christians to Use Means for the Conversion of the Heathens (London, 1792), quoted in Catherine Hall, ‘Missionary Stories: Gender and Ethnicity in England in the 1830s and 1840s,’ Cultural Studies, eds. Lawrence Grossberg, Cary Nelson, and Paula Treichler (New York: Routledge, 1992), 247.
  4. Hwa Yung, ‘The Shift of the Center of Gravity of the Church from the West to the Majority World,’ Transformation 39, no. 2 (2022): 77.
  5. For more exhaustive discussion of these Korean cultural concepts, see Boye Lafayette De Mente, The Korean Mind: Understanding Contemporary Korean Culture (Clarendon, VT: Tuttle Publishing, 2018).
  6. Jayson Georges, ‘The Good News for Honor-Shame Cultures: Uncovering A Core Aspect of God’s Mission,’ Lausanne Global Analysis (March 2017), https://lausanne.org/content/lga/2017-03/the-good-news-for-honor-shame-cultures.
  7. ‘Christianity in Its Global Context, 1970-2020: Society, Religion, and Mission,’ Center for the Global Study of Christianity, June 2013, https://www.gordonconwell.edu/wp-content/uploads/sites/13/2019/04/2ChristianityinitsGlobalContext.pdf.Editor’s Note: See also ‘Highlights of Christianity in its Global Context, 1970-2020’ by Todd Johnson and Gina Bellofatto in the June 2013 issue of Lausanne Global Analysis, https://lausanne.org/content/lga/2013-06/highlights-of-christianity-in-its-global-context-1970-2020.
  8. Afe Adogame, The African Christian Diaspora: New Currents and Emerging Trends in World Christianity (London, UK: Bloomsbury Academic, 2013), 181-182.
  9. This missions training curriculum is available online for purchase at Amazon.com in English, Spanish, French, and Portuguese, and also in Amharic on a personal request to the author by email. See Paul Sungro Lee, Missionary Candidate Training: Raising Up Third World Missionaries (Merrifield, VA: Evangelical Alliance for Preacher Training/Commission, 2008), 4.
  10. Paul Sungro Lee, Doing Missions in Difficult Contexts: Omnidirectional Missions (Eugene, OR: Wipf and Stock Publishers, 2022), 11.
  11. David Hesselgrave and Ed Stetzer, eds. MissionShift (Nashville, TN: B&H Publishing Group, 2010), 144-153.
  12. For more information, see Karl Muller, Theo Sundermeier, Stephen B. Bevans, and Richard H. Bliese, eds. Dictionary of Mission: Theology, History, Perspectives. Vol. 24. (Eugene, OR: Wipf and Stock Publishers, 2006).
  13. Editor’s Note: See ‘Are Foreigners Still Needed in the Age of Indigenous Mission?’ by Kirst Rievan in the July 2021 issue of Lausanne Global Analysis, https://lausanne.org/content/lga/2021-07/are-foreigners-still-needed-in-the-age-of-indigenous-mission.

Author's Bio

Paul Sungro Lee

이석로는 그리스도인 지도자를 훈련하고 세계적으로 교회 개척을 돕는 사역 기관인 복음주의연합선교회(EAPTC)의 국제 대표이다. 오메가 대학원(ACRSS)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미국 바케(Bakke) 대학원의 겸임 교수이다. 세계 선교의 학자이자 실천가인 이 박사는 Doing Missions in Difficult Contexts를 포함하여 여러 책의 저자이다. 그의 아내는 송재은(Eunice)이고, 두 명의 성인 자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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